“망했다”
“왜?”
“자막이 없다.”
“…”
룰루랄라 자동차 극장에 간다는 사실에 심취해 한 가지를 잊고 있었다.
이곳은 LA.
CGV 같은 한국 영화관이 아니라면, 영화에 한국어 심지어 영어 자막도 없다.
그러나.
덜컥 예매한 오늘 영화는 “La La Land”!
것도, 둔하디 둔한 나는 영화가 시작될 때 그 사실을 깨달았다.
뭐 어쩌겠어?! 봐야지.

사실 라라랜드는 하도 재밌다고 해서 혼자 몇 번이고 보려고 했지만 중간에 끄거나, 잠들어버렸던 영화다.
그래도, 모름지기 우리 동네(?!)가 나오는 유명한 영화인데, 다른 분위기에서 또 야외에서 보면 좀 다르지 않을까 해서 덜컥 예매를 해 버렸던 거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 같은 사람들이 꽤 있었다.
“주말에 뭐 해?”
“나 자동차 극장에 영화 보러 가”
“뭐 보는데?”
“라라랜드!!”
“나 그거보다 잤는데…”
“돈 내고 보면 다르겠지!!”
그렇다. 돈 내고 보니 달랐다. 영화 시작 시간은 저녁 8시 30분. 근데 주차장은 1시간 반 전부터 오픈한다고 한다. 그리고, First come, First Served라길래 혹시나 뒤에서 안 보일까 봐 일단 미리 가서 기다리자는 생각으로 일찍 집을 나섰다.
근데 차가 왜 이렇게 많아?!
극장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줄줄이 서있는 차들 자 자! 이제 들어갑니다!
미리 이메일로 받은 티켓을 보여주고, 안내하는 직원이 QR코드를 스캔하면 바로 입장!
이미 첫 줄은 다 찬 상태. 일단 저렇게 차를 주차해 놓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고, 우리처럼 군것질거리를 가져와서 차에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과자충인 나는,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주섬주섬 과자를 뜯고 열심히 먹었더니, 도착했을 땐 이미 과자 절반이 사라진 상태.
“배불러.”
“Oh no.”
영화 사운드는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 자동차 배터리가 나가지 않도록 했다.
주파수는 FM 88.3 영화가 끝날 때쯤, 자동차 배터리가 나가는 일이 많았던지,
안내하는 직원은,
“혹시 배터리 나간 분들, 앞으로 나와주세요.”
라고 알려준다.
간이 화장실도 있는데, 생각보다 깨끗했고, 군것질을 사 먹을 수 있는 매점 같은 곳도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사실 처음에 일찍 집을 출발한 것도, 우리 앞에 트럭이나 큰 차가 있을 경우 잘 안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저렇게 트럭 같은 큰 차량은 옆으로 빼놓았다.
저렇게 차 트렁크를 열고, 밖에 나와 앉아서 보는 경우들도 있었다는.
드디어, 마침내, 시작! 그렇게도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라라랜드 끝까지 보기 작전은, 이렇게 성공하게 되었다.
자막 없는 할리웃 영화 보기도, 노래가 많은 뮤지컬 영화였던 덕분이었는지, 중간중간 나의 private translator의 설명 덕분이었는지 무난히 잘 넘겼다는.

LA지역에 여러 개의 Drive in theater가 몇 개 있는데, 그중에 우리가 갔던 곳은 Electric Dusk Drive-In이다.
https://www.electricduskdrivein.com/
Drive-in www.ElectricDuskDrivein.com Glendale
Electric Dusk Drive-In LA's longest running Outdoor Movies Drive-In theater company and outdoor movie venue since 2012. Available for private and public movie screenings all year around. Watch movies from your car, safe and socially distanced.
www.electricduskdrivein.com
이곳은 소셜미디어로도 팔로우하고 있는데, 백투 더 퓨처 등 올드 무비를 상영하는 경우가 많다. 커스토머 서비스도 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덜렁이인 나는 토요일 영화를 구매해야 하는데, 금요일 영화를 구매해 버렸던 것.
바로 이메일을 보냈고, 밤늦은 시간인데 바로 답장이 와서는 금요일을 토요일로 바꿔줬었다. 티켓은 일단 자동차 파킹비용 $15 + 인당 비용이 추가된다. 물론 일반 극장에 비해 비싸긴 하지만, 이것도 뭐 하나의 경험이니까! 그리고, 라라랜드를 끝내었잖아!
이제는 라라랜드에 나왔던 촬영지를 찾아보는 게 우리의 다음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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